야구
남성호 안양시유소년야구단 감독 인터뷰
2016년 창단, 150명 아이들과 '워너비 야구' 추구
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이데일리 = 화성드림파크야구장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 인터뷰 열세 번째 주인공은 남성호(35) 안양시 유소년야구단 감독이다. 남 감독은 무려 150명이 속한 안양시 유소년야구단을 이끌고 있다. 2016년 팀을 창단 후 묵묵하게 전진해 현재 자리에 섰다. 그는 8년 동안 구단 규모가 매우 커졌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강조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오늘도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달리고 또 달린다.
◆ 초심을 지키며 걸어온 8년
남성호 안양시 유소년야구단 감독은 2010년 초등학교 선수들을 가르치며 지도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2016년 안양시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하면서 본격적으로 아이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과 안양시의 지원을 받으며 조금씩 자리를 잡아나갔고, 안양시 최고의 유소년야구단으로 우뚝 섰다. "팀을 창단할 때는 선수가 2~3명 정도밖에 없었다"며 "현재는 소속 선수가 약 150명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창단 초기부터 정말 열심히 달려 왔다. 저와 코치님 1명, 그리고 선수 몇 명으로 출발했지만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며 "2018년부터 선수들이 많이 늘어나고 코치님들도 더 많아졌다. 2020년도부터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주최하는 모든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에 조금 어렵기도 했지만, 야구 열정을 발휘하며 잘 극복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남 감독은 개인 메신저 프로필에 '초심'이라는 단어를 적어 놓았다. 현재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소속 구단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갖춘 구단이 됐지만, 2016년 창단 시절을 떠올리며 매순간 노력을 아까지 않는다. '초심'을 항상 되새기며 자만하지 않고 전진한다. 그는 "팀을 창단한 지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구단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걸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구단 규모가 커졌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계속 열심히 달릴 것이다"고 힘줬다.
◆ '예쁘고 바른' 워너비 야구
안양시 유소년야구단은 취미반 90명, 대회반 40명, 선수반 20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코치 4명이 남 감독과 호흡을 맞춰 아이들을 지도한다. 취미반은 말 그대로 취미로 야구를 즐긴다. 대회반과 선수반은 훈련을 더 많이 하고, 대회에도 참가한다. 남 감독은 "우리 구단이 많은 인원을 받을 수 있는 데에는 코치님들의 도움과 헌신이 크다. 코치님 4명과 함께 잘 분담해서 아이들을 지도한다"며 "취미반 아이들은 유니폼을 따로 맞춰 입지 않고 야구를 즐기는 데 집중한다. 대회반과 선수반 아이들은 대회 참가와 육성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다. 취미반에서 대회반이나 선수반으로 성장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밝혔다.
지도자 철학에 대한 질문에 '예쁘고 바른 야구'라는 독특한 대답을 내놓았다. 아이들이 야구를 하기 전에 인성과 기본기를 잘 갖춰야 실력도 잘 향상된다고 믿고 있다. 기본적인 인사와 식습관, 태도 등을 갖추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따끔한 조언을 하기도 한다. 그는 "저희 구단에 들어오는 선수들은 모두 '예쁘고 바른' 기본을 갖추도록 지도한다. 제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기본을 확실히 지켜야 선수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태도가 바르고 인사를 잘하는 아이들이 야구도 잘한다. 심성이 곱고 소통을 잘할 수 있어야 야구에 대한 이해도 빨라지고, 팀으로서 잘 뭉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안양시 유소년야구단은 '워너비'를 구단 명칭 가운데 넣고 상징으로 여긴다. 안양시 '워너비' 유소년야구단으로 부른다. 남 감독의 '예쁘고 바른 야구' 철학이 구단명에 담겼다. "아이들이 누가 봐도 모범이 되고 멋진 야구를 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그런 의미를 담아 창단할 때 '워너비'라는 표현을 넣었다"며 "안양시 유소년야구단 소속이라고 하면 매력적인 유소년야구 선수라는 이미지가 곧바로 떠올려지길 바란다. '예쁘고 바른' 야구를 계속 하면서 '워너비 구단'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 실수를 두려워 말고, 자신감을 가져라
안양시 유소년야구단은 지난해 대한유소년야구연맹 간판 무대인 유소년리그 청룡에서 준우승만 3번 차지했다. 올해 4월 서천 대회에서는 꿈나무리그 청룡에서 준우승했다. 여러 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우승 운이 별로 없었다. 남 감독은 "'준우승 징크스'라고 이야기 해야 하나. 아이들이 열심히 해서 낸 성과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미소를 지은 뒤 "작년 유소년리그 청룡 3번의 준우승이 확실히 기억에 많이 남긴 한다. 준우승 경험도 엄청 소중한 것이다. 아이들의 성장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또한, 아이들에게 '실수를 두려워 하지 말고, 항상 자신감을 가지라'는 주문을 자주 한다. 실수 속에서 교훈을 얻으면 더 성장할 수 있고, 자신감을 잃으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진리를 계속 되새겨 준다. "평소 훈련할 때도 아이들에게 '자신감'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자신감을 갖추는 건 선수에게 달려 있다. 이런 부분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아이들에게 마인드 콘트롤을 많이 시킨다"며 "특히 경기를 할 때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이야기한다.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연습할 때 잘하던 것도 의미를 잃는다.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해야 실수도 더 줄어든다"고 역설했다.
남 감독은 자신감과 함께 '기본이 최고의 지름길이다'는 명언을 되새겼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기본을 갖추고 열심히 노력하면 야구를 더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진리를 선수들과 함께 떠올린다. "선수들의 재능과 피지컬은 다를 수밖에 없다. 올바른 인성을 갖추고 기본기를 다져 놓으면 실력 향상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며 "저는 야구복을 입고 있을 때 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야구하는 아이들은 모든 면에서 모범적이고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기본부터 충실히 가르친다"고 전했다.
◆ 더 '멋진' 안양시유소년야구단을 위해
안양시 유소년야구단은 경기도 안양을 중심으로 군포와 의왕을 연고지로 한다. 150명의 아이들이 230평의 넓은 실내연습장을 사용해 훈련하고, 다목적구장에서 야외 훈련을 실시한다. 남 감독과 코치 4명이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150명의 아이들을 가르쳐 나간다. 하지만 안양 쪽에 석수체육공원야구장 외에 야외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여러 곳의 지원을 받아 매우 고맙지만, 좀 더 환경이 좋아져야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볼 수 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남 감독도 이런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동의한다. "창단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 훈련 환경이 매우 좋아진 건 사실이다. 지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야외 훈련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해 왔다. 안양에 야구장이 석수체육공원야구장 하나밖에 없어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여러 사람들, 그리고 어린 선수들이 야구를 즐기고, 제대로 할 수 있는 구장이 빨리 생기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목소리를 냈다.
남 감독은 야구장 확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현재 '워너비' 유소년야구단으로 떠오르기까지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재차 강조했다. "거듭해서 말씀드리지만, 코치님 네 분께 정말 고맙다. 정민우, 박내현, 지승환, 박건호 코치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꼭 하고 싶다. 아울러 저희 구단을 아끼고 물심양면 지원해 주시는 박병선 안양시야구소프트볼협회장님과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님과 임직원들께도 매우 고맙다. 끝으로 아이들을 '워너비'로 키울 수 있게 잘 맡겨 주시는 부모님들과 열심히 야구 열정을 함께 불태우는 모든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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